법학과 김재선 교수 동아일보 신문 칼럼 기고

인공지능(AI)이 판독한 영상 리포트를 분석하는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스마트워치의 부정맥 알람을 보여주며 외래를 찾는 환자, 혈당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슐린 용량을 미세 조정하는 내분비내과 진료실….
의료 현장은 이미 거대한 디지털 전환의 파고 속에 놓여 있다. 이런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남은 질문은 여전히 본질적이다. ‘우리는 이 데이터와 AI를 법적, 윤리적 확신을 갖고 활용할 수 있는가.’
최근 국회에서 논의된 디지털헬스케어법과 바이오데이터법 제정안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다. 이는 의료법, 생명윤리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파편화된 법 체계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보호돼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바이오·의료 데이터 영역의 ‘규제 명확화법(Clarity Act)’이라고 부를 만하다.
디지털 헬스케어법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디지털 헬스케어를 ‘기술과 의료정보가 결합한 활동’으로 정의한다. 그동안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발생했던 규제 공백과 중복 규제의 혼란을 줄이고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공통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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