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법과대학
메인
  • ޴
  • ޴޴
  • ޴޴
  • ޴޴
  • ޴
  • ޴޴
  • ޴޴
home > 공지사항 > 법과대학소식
 
작성일 : 13-09-27 14:59
이슈논쟁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 최정일 교수님(한국일보)
 글쓴이 : 법과대학
조회 : 3,603  
 

"로스쿨 학비 비싸 못 가는 경우 많은데… 법조인 문호 차별은 국민 법 감정에 배치"

 
●찬성 최정일 동국대 법학과 교수

現 제도 서민 응시 기회조차 차단
직업선택의 자유·평등권 포함
기본권 침해 따른 위헌소지 다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지 않고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변호사 예비시험의 도입에 찬성한다. 필자가 보기에 현행 로스쿨을 중심으로 한 현행 법조인력양성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이는 거꾸로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첫째,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현행제도는 일반국민의 법 감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전국 사립대에 설치된 로스쿨의 2012학년도 연 평균 등록금은 약 2,200만원이다. 과중한 학비부담으로 서민 자녀들은 진학하기 어려운 구조다. 아예 법조인이 될 기회조차 원칙적으로 가지지 못하게 만드는 현행제도는 국민 법 감정의 지지를 결코 얻지 못할 것이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도 "국민의 법 감정에 대한 보호는 국가의 건전성과 국민의 힘에 대한 보호와 같다"고 했다. 법률의 정당성 판별 기준이 되는 국민 법 감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둘째로, 서민계층 자녀가 과중한 학비부담으로 로스쿨에 진학하기 어려워 법조인이 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게 만드는 현 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공무담임권 및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여 위헌으로 판단될 소지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판사 또는 검사로 임용되기 위해선 변호사 자격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과중한 학비부담 때문에 로스쿨을 다니지 못한다면 현행 '변호사시험법'이 정한 바에 따라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을 원천적으로 가지지 못하게 되므로 공무담임권(공직취임권)의 침해를 받게 된다. 왜냐하면 공무담임권은 공직에 취임할 기회의 균등을 보장해 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는 직업 선택의 자유도 침해한다고 여겨진다. 단순히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직업의 선택과 결정 자체를 제한하는 가장 강도 높은 심각한 규제에 속한다. 또한, 변호사시험의 합격을 조건으로 한 직업선택자격의 부여는 주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제한에 지나지 않지만, 과중한 학비부담 때문에 로스쿨을 다니지 못한 사람들에 대하여 변호사시험응시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서민자녀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객관적 사유에 의해 제한하는 것이다. 즉, 서민자녀들은 개인적인 노력에도 그 제한을 극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제한의 경우 헌법재판소는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심사에 그치지 않고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까지 따져보고 있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객관적 사유의 제한을 '월등하게 중요한 공익에 대해 입증할 수 있거나 고도의 개연성을 가진 중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독일의 취지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중한 학비부담 때문에 로스쿨을 다닐 수 없는 서민자녀들에 대하여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실질적으로 봉쇄해버리고, 다른 완화대책을 거의 강구하고 있지 않는 현행제도는, 위헌으로 판단될 소지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현행 제도는 평등권을 침해한다고도 생각한다. 지금 제도로 인한 공무담임권과 직업선택의 자유의 차별효과는 심각한 반면 로스쿨 졸업생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해야만 할 필요성은 긴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입법목적을 감안하더라도, 과중한 학비부담 때문에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는 서민자녀들의 공무담임권,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차별효과가 지나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현행 제도로 인한 차별로 초래되는 불평등 효과는 입법목적과 그 달성 수단 간의 비례성을 현저히 초과한다. 결국 과중한 학비부담으로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는 서민 자녀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것이다.

이런 맹점을 가진 지금 제도와 달리 변호사 예비시험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할 수 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라도 자기 노력 여부에 따라 충분히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법 감정에도 합치될 뿐 아니라 로스쿨의 부작용을 충분히 보완하리라 본다.